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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4월호 Vol. 405

‘하는 예술’을 향한 첫걸음

풀다 / 예술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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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국립극장 <예술피크닉> & <꿈나무 스테이지>

‘하는 예술’을 향한 첫걸음

아이에게 예술은 익숙하고도 낯선 존재다. ‘보는 예술’ 너머에 광활하게 펼쳐져 있는 ‘하는 예술’을
들여다보고 체험할 기회가 많지 않기 때문. 그 낯섦을 즐거움으로 변화시키기 위해,
국립극장은 문화예술교육 체험 프로그램 <예술피크닉>과 <꿈나무 스테이지>를 마련했다.





체험으로 맛보는 예술의 묘미

우리는 전 세계가 한국 문화예술에 열광하는 K-컬처의 시대를 살고 있다. 하지만 정작 우리 아이들은 우리 예술과 쉽사리 친해지지 못하는 모양새다. 정확하게 말하면 각종 매체와 객석을 통해 즐기는 예술에는 익숙해져 있지만, 예술 행위에 직접 참여해 보고 예술가와 함께 무대를 만들어나가는 예술 주체로서의 경험은 전무하다시피 하다. 

세상 모든 일이 그렇듯 예술 분야도 사람이 힘이다. 예술에 재능이 있고 흥미를 보이는 아이가 어릴 적부터 예술을 접하고 나아가 예술계에 입문해야 K-컬처의 높은 위상을 이어나갈 수 있다. 또한 예술계에 발을 들이지 않더라도 좀 더 많은 아이가 예술을 체험하며 그 즐거움을 깨달아야 우리나라 예술의 저변이 더욱 넓어진다. 

1950년부터 전통예술을 동시대적 예술로 승화시키며 한국 공연예술의 한 축을 담당해 온 국립극장은 우리나라 예술의 풍요로운 미래를 위해 문화예술교육 체험 프로그램 확충에 꾸준히 힘을 쏟고 있으며, 이러한 움직임의 일환으로 올해 <예술피크닉>과 <꿈나무 스테이지>를 마련했다. 더 많은 아이가 예술과의 거리를 좁힐 수 있도록 지난해 <예술피크닉>으로 일원화돼 있던 일일 문화예술교육 체험 프로그램을 연령별·주제별로 세분화함과 동시에 교육 횟수도 한층 늘린 것이다.




어린이의 전통예술 놀이터
<예술피크닉>

지난해 어린이·청소년·외국인 등을 대상으로 폭넓게 진행된 <예술피크닉>은 더욱 내실 있고 효과적인 체험 프로그램 운영을 위해 대상층을 만 4~8세로 좁혔다. 공연 관람이 어려운 미취학 아동과 저학년 학생이 국립극장에 방문해 공연 및 관람 시설을 둘러보고 그 안에서 전통예술을 배우며 국립극장과 전통예술의 가치와 즐거움을 체감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재편한 것이다.

올해 <예술피크닉>의 교육과정은 크게 세 단원으로 나뉜다. 국립극장 뜰아래 연습장 공용리허설룸에 모인 아이는 먼저 국악 공연을 관람하는데, 여기서는 ‘전래동요 모음곡’ ‘문어의 꿈’ ‘달빛 아리랑’ 등 아이의 눈높이에 맞춘 곡을 국악으로 재해석해서 들려줌으로써 전통예술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익숙한 멜로디로 국악과 마주한 아이는 자연스럽게 국악기에 관심을 보이게 마련이다. 각각의 국악기를 더욱 자세하게 소개할 절호의 기회. 영·유아와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교육 및 공연 경험이 풍부한 강사진은 가야금·대금·소금·장구 등 각 악기를 알기 쉽게 설명하고 ‘아기상어’ ‘렛잇고’ 등을 통해 각 국악기의 개별 소리를 전한다. 판소리에 대한 소개와 한 대목 시범도 이때 함께 이뤄진다. 국악기에 대해 알아봤으니, 이제는 직접 악기를 만져보고 연주 방법을 알아볼 시간. 아이들은 약 30분에 걸친 국악기 탐구와 체험을 통해 국악과 더욱 친해진다.

국악기 체험을 마친 후, 마지막 활동으로 전래놀이를 배운다. 2017년에 출간된 국내 창작 동화 ‘토 선생 찾아라’를 바탕으로 굿거리장단을 배우고, 장단에 맞춰 친구와 함께 직접 전래놀이를 해본다. 아울러 교육 전후로 별별실감극장을 관람하는데, 이를 통해 아이들은 국립극장을 전통예술 놀이터로 받아들이게 된다.

<예술피크닉>은 3월 5일부터 6월 27일, 9월 3일부터 11월 21일까지 상·하반기로 나뉘어 진행되며, 참가를 원하는 어린이 단체는 사전 신청을 통해 화요일과 목요일 오전 중 90분간 무료로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청소년의 공연예술 진로 체험
<꿈나무 스테이지>

공연의 방점은 무대 위 예술가가 찍지만 시작점과 여타 기호는 공연 기획 및 감독, 무대 기술과 미술, 홍보·마케팅 등 무대 밖 다양한 분야의 공연예술 전문가가 찍는다. 하지만 여느 청소년은 보통 무대만을 바라보기에, 한 편의 공연을 둘러싸고 어떤 일이 어떻게 벌어지는지는 자세히 알지 못한다. <꿈나무 스테이지>는 공연예술 분야와 직종에 대해 두루 알아보는 진로 체험 프로그램으로, 초등학교 5학년부터 고등학교 2학년까지의 청소년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공연예술 안에는 매우 다양한 분야가 존재하기에 이를 90분 동안 모두 세세하게 알아보기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이에 따라 국립극장은 공연예술 분야를 하나씩 선정해 다양한 공연예술 직종을 청소년에게 알릴 계획이다. 올해는 무대미술 분야 중 무대 분장을 주제로 선정해 세부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꿈나무 스테이지>에 참가한 학생들은 먼저 국립극장 투어에 나선다. 의상실·소품실·분장실 등의 백스테이지와 연습실을 돌아보며 공연 제작에 대한 이해를 더하는 것. 약 25분간의 투어 이후에는 본격적으로 무대 분장의 세계를 살펴보는데, 국립극장 전속단체 공연의 무대 분장 디자이너로 수차례 참여한 베테랑 전문가의 안내에 따라 극장 규모에 맞춰 달라지는 분장 기법, 무대 분장의 디자인 단계, 무대 분장 디자이너가 실제로 사용하는 분장 도구 등을 두루 알아본다.

진로 체험 프로그램인 만큼 실제로 무대 분장 디자인에 도전하는 시간도 갖는다. 극장 규모와 등장인물을 고려해 그중 한 역할의 무대 분장을 스케치하고 발표하며, 디자이너의 무대 분장 시연을 관람하고 직접 간단한 특수 분장을 얼굴이나 팔에 해보는 실습 과정도 거친다. 무대 분장 디자이너에 대해 궁금한 점을 질문하고 답변을 듣는 Q&A 시간을 통해 전문가의 생생한 현업 이야기도 들을 수 있다.

<꿈나무 스테이지>도 <예술피크닉>과 마찬가지로 4월 3일부터 6월 21일, 9월 4일부터 11월 22일까지 상·하반기로 나뉘어 펼쳐지며, 신청한 청소년 단체에 한해 수요일과 금요일 오전 10시에서 11시 30분까지 무료로 진행될 계획이다.


글. 강진우 
객관적인 정보와 색다른 시선을 바탕으로 다양한 기사와 문화 칼럼을 쓴다. 
우리 삶과 밀접한 연관성을 지닌 현안과 분야에 몰입한다.